티맥스 OS 유감

국내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 중 하나인 티맥스에서 자회사를 통해 윈도 호환 “티맥스 OS”를 발표했다. 직접 발표회장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여론이 그렇게 호의적인 것은 아니며 앞으로의 결과물 완성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나는 또 하나의 유감을 더하고자 한다.

10월에 상용 버전을 출시한다면서 왜 벌써 시연 발표를 하면서 오작동으로 욕을 먹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어떤 일에 대한 평가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의도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즉, 나는 시연회의 오작동은 현재는 중요한 게 아니며 무엇보다 티맥스 OS 개발 의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티맥스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3대 시스템 소프트웨어 중 미들웨어는 성공했고 데이터베이스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제 OS를 내놓음으로써 시스템 소프트웨어 3종 기술을 갖춰 글로벌 기업들을 뛰어넘고자 한다는 것이 있다. 덧붙여 국가적으로 이런 나라가 없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며 티맥스가 그런 희망이 되고자 한다고 한다.

내 유감은 이거다. OS 개발이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에 정말 일조할 수 있는 것일까? 더군다나 그 목적이 결국 일개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현대자동차와 비교를 해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개발하는 모든 기술력을 갖춘다는 거 자랑스럽고 좋은 일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자동차 엔진도 못 만들던 나라가 독자 기술을 갖추고 수출량도 엄청나다는 게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 그런데 문제는 그건 우리의 자긍심의 문제지 돈에 대한 문제가 아닌데 결국 우리는 돈에 얽히게 되고 호갱님이 되는 경우가 왕왕 있게 된다는 것이다.

OS도 우리가 독자적인 기술을 갖추고 전세계 시장을 제패할 수 있다면 결과론적으로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OS는 단순하지 않다. 생태계다. 그동안 OS 개발 시도나 시장 점유 실패를 얼마나 많이 봐왔는가? IBM만 해도 OS/2가 실패했으며 스티브 잡스는 NeXTSTEP이 실패했고 가깝게는 삼성에서 바다폰을 만들며 바다 OS도 만들었지만 어찌 됐건 말하자면 실패했다. 아무리 좋은 OS도 사용자가 써주지 않으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다 지금 하겠다는 건 새로운 OS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OS와 호환되는 OS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건 전혀 자긍심의 문제가 아니다. 발표 내용 중에 보안이라든지 수입 대체 효과 등도 얘기한 거 같은데 결국은 돈의 문제다. 일단 국내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편협한 비전인 것이며 결국 현대자동차 사례처럼 국내 사용자를 상대로 돈을 번 후 세계 시장에 나가보겠다와 마찬가지 이야기가 아닌가?

OS 개발에 있어 바람직한 모델은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창조적인 모델, GitHub와 같은 집단 지성적, 자유 기여적 모델과 같은 게 아닐까 생각된다. 티맥스가 정말로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국가적인 기여를 해보려고 하는 것이라면 티맥스가 자그마한 벤처가 아닌 이상, 1년에 1천억대 매출을 올리는 큰 기업으로서, 고생하는 수 많은 프로그래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국내 시장에서 돈을 벌을 벌기 보다는 해외 시장을 상대로, 개방형 생태계에서, 보다 창의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새롭고 멋진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도 티맥스의 주요 제품은 주로 국내 시장에서만 그것도 공공 기관을 주 고객으로 성장해왔다. 티맥스 OS 역시 내수용 제품으로서 주로 유지보수 비용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이기적인 사업 모델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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